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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림으로 나눈 대화 - 화가 전혁림에게 띄우는 아들의 편지 본문

문화적인 인싸 코스프레/500자 독후감

그림으로 나눈 대화 - 화가 전혁림에게 띄우는 아들의 편지

Halkrine 2016. 5. 3. 16:28


책을 구입하면서 생각 외로 얇아 조금 놀랐는데, 페이지에 수록된 내용들은 미술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도 와닿는 부분이 있어 다시금 놀라움을 자아내었다. 아무래도 전반부의 내용이 '화가' , '아버지' 양쪽의 전혁림을 묘사하였기에, 일에 대해서는 비슷한 성격을 보이셨던 우리 아버지와 겹쳐보인 점이 있지 않았을까.. 하는 생각이 들었다.

일제 강점기와 6.25, 그리고 그 이후의 정치적 풍파 속에 어려움을 겪은 대한민국에서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건 상당한 고난이었을 건데, 이를 잘 극복하고(극복 과정에 대해서는 핀트를 놓친 건지 자세히 묘사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살짝 아쉽다) 대기만성을 증명해 내었다. 그러한 모습을 평생 바라본 전영근 화백이 그 뒤를 이었으니, 부자가 함께 하는 공통의 목표를 지향하며 나아가는 게 부러웠다.

또한 뜻이 통하는 벗과 함께 이상을 공유하고, 같은 길을 추구하며 진정한 벗이 되어가고, 모두가 함께 무언가를 해내는 모습 또한 그 분야에 대한 열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리라. 지금의 내게 절실히 요구되는 부분 중 하나인 것 같다.

책에 수록된 그림들에 대해서는, '추상화' 였기에 내용과 제목을 한 번에 파악하지 못 한 작품이 있었다고 감히 변명을 해본다(물론 제목을 보기 전에 의미를 파악한 것들도 몇 있었다..). 특히 시대가 변하면서 화풍이 조금씩 보정되는 건 꽤나 인상깊었다.


차후에 여력이 된다면, 통영에 있는 전혁림미술관에 한 번 가봐야겠다. 물론 책에서도 그의 그림이 소개되었지만, 직접 찾아가 내 두 눈으로 작품을 바라본다면, 조악하게 느꼈던 감정들이 더 명쾌해지지 않을까.